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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8-14 11:31
[현장스케치] 닭고기 최대 성수기 삼복시즌…녹록지 않은 도계장
 글쓴이 : 대한양계협…
조회 : 2,890  
[현장스케치] 닭고기 최대 성수기 삼복시즌…녹록지 않은 도계장


[농축유통신문 김재광 기자] 기록적인 폭염과 월요병을 이겨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삼계탕을 찾았을 7월 17일 월요일 초복. 회전될 닭고기 물량에 분주할 것으로 예상했던 국내 대표 닭고기 기업 마니커 동두천 도계장은 정적이 흘렀다. 초복 전날인 일요일까지 풀가동에 돌입했던 터에 휴무일을 가졌기 때문.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국내 연간 닭고기 소비량은 10억 마리를 목전에 두고 있다.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 삼계탕의 소비량은 초복날 최고점을 찍는다. 이후 중복에서 말복으로 흘러갈수록 평년 판매량으로 급속히 떨어진다. 중복과 말복은 여름방학기간이 겹쳐 급식 물량이 비게 돼 마니커를 비롯한 대부분의 닭고기 기업들은 초복 물량 준비에 집중한다.

닭도 육계업체도 각계(鷄)전투

초복을 막 넘긴 18일, 동두천 도계공장은 삼복대비 물량 준비로 삼계 약 5만수를 비롯한 약 23만수의 닭고기를 도계했다. 삼계전용 도계장으로 설계된 마니커 충주 도계장이 있지만 유통업체의 개별포장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천안, 동두천 할 것 없이 마니커의 모든 도계장 한 라인에서는 삼계를 도계한다. 복경기가 예전만하지 못하다지만 복경기는 복경기다.

마니커는 초복을 대비해 이번달부터 근로자들에게는 탄력근무제를 시행하고 공수의사와의 협의도 차질 없이 진행됐다.

1년 중 가장 큰 성수기인 초복을 앞두고 규모가 큰 닭고기 기업들은 검사업무를 담당하는 공수의사들과의 근무시간 줄다리기 조율을 매년 되풀이 한다. 기존 책임수의사제가 폐지되고 지방 수의직 공무원들이 도계장 검사업무를 담당하는 가금류 도축검사 공영화제도가 도입되면서다.

닭고기 기업 입장에선 검사관의 의지에 따라 도계지연 사태가 벌어지거나 작업일이 고무줄처럼 늘어나 매번 양해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공수의사의 태도를 문제삼는 것이 아니다. 가금류 도축검사 공영화제도가 도입되면서 산업 규모에 비례하는 지방 공수의사가 채워지지 않아 인력난에 신음하는 이들 또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그늘 길다

오전 8시 30분. 도계작업을 위해 얼굴에 짙은 피로함이 묻은 근로자들이 각 라인에 섰다. 이달부터 3개월의 탄력근무제가 적용된 이들은 밤 10시까지 삼복시즌 물량을 소화한다.

마니커 안정원 전무이사는 “1년중 가장 큰 이벤트를 앞두고 탄력근무제를 4일부터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탄력근무제가 주 52시간 근무제의 충분한 대안은 되지 못한다"며 "3개월단위에 불과해 후반기엔 근무시간을 현저히 줄여야하는데 주 40시간을 못채우는 경우도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마니커 동두천 도계장은 이번 복경기 대비 알바생도 60여명 충원했다. 그러나 알바생들은 버티지 못하고 하루만에 5명이 작업장으로 나오질 않았다. 젊은이들이라 하더라도 고된 업무에 며칠사이 줄행랑 치는 모습은 익숙하다.

안정원 전무이사는 “알바도 주 52시간을 적용해야 하고 이탈이 빈번해 곤혹이다"면서 "예전같이 주문량이 많으면 상관 없지만 생산량이 수주량에 못미처 닭고기 기업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닭고기 기업을 주축으로 한 도축업계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탄력 근무제 단위기간을 3개월에서 일이 몰리는 성수기와 일이 적은 비수기를 묶어 노사합의 시 6개월~1년 정도로 늘리고 외국인특례고용허가제 대상 포함이 그것이다.

역행하는 취업전선

“요새 부쩍 그만두는 사람이 늘었어요. 당장 주 52시간제 적용이 되지 않는 작은 회사로 이직을 하는 건데 회사도 골치 아픈가봐요.

”휴식을 취하고 있던 한 근무자는 기자에게 동료들이 떠나가고 있다며 거꾸로 더 작고 근무시간이 많은 회사로 이직하는 현상을 불러오는 정책이 바람직 한 것이냐고 물었다.

마니커 생산본부 관계자는 “최근 6~7월 짧은 기간에 기존 중요 업무 근무자 이탈이 많다. 특히 남자 인력이 심하다.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도 아니어서 회사가 급여를 높일 수도 없는 상황이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근로자들은 연장근무를 해서라도 급여를 많이 달라고 한다. 연장근무로 주 70시간까지 일하며 400여 만원의 급여를 받았지만 이젠 350만원도 장담하지 못한다. 이들은 큰 회사를 등지고 더 작고 더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회사로 발길을 옮긴다.

관계자는 “핵심 근로자들의 급여 보전요구에 회사도 연봉제 체제를 도입해 어느 정도 수입을 보장해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생산량은 줄어가는데 인건비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이라서 회사 경영 악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마니커 천안 도계장은 주로 청주 오창지역 주민들이 채용된다. 인접 구역에 삼성계열 산업단지 등 도계장 근무 환경보다 깔끔하고 부가가치가 높으면서 급여 수준이 준수한 일터가 밀집돼 있다 보니 인력난이 제일 심하다.

관계자는 “외국인 고용이 가능한 농업법인 등 타 업체에 아웃소싱 주는 방법밖에 없지만 이마저도 대책은 아니다”며 “단순 업무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기술을 요하는 업무는 할 수 없다”고 전했다.

 

계(鷄)고생에도 박(薄)한 현실

“올해 상반기 대부분 닭고기 기업들은 적자상황을 내비쳤습니다. 삼복시즌을 맞이해 생산량이 늘어 작업량도 평소보다 늘었지만, 이렇게 고생해봤자 생계값이 원가 이하여서 힘 빠지죠.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로 육계생계가격이 반짝 상승했지만 노동정책의 변화와 가금류 도축검사 공영화제도 등 여러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어서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7월 중하순 들어 내리쬐는 불볕더위로 닭 폐사가 2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아이러니하게도 폐사로 인한 자연적인 수급조절로 육계 생계시세가 소폭 상승했지만 경직된 표정을 풀진 못하는 모습이다.

외국인고용특례허가제가 되면 숨통이 많이 트일까. 마니커 안정원 전무이사는 “농업법인에 취업중인 외국인들을 보면 고학력자가 많아 3년 이상 근무하면 숙련도가 월등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외국인특례고용허가제가 확대되더라도 공통 분야에서 3년 이상 근속하면 체류기간을 연장해 주는 등의 보완도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농축유통신문 김재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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