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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30 10:42
고병원성 AI. 과거와 다른 양상…“예방적 살처분 기준 다시 설정을”
 글쓴이 : 대한양계협…
조회 : 785  

고병원성 AI. 과거와 다른 양상…“예방적 살처분 기준 다시 설정을”

[점검-고병원성 AI 발생 한달] 방역 문제점과 과제

철새도래지 주변서 산발적 발생 수평전파 줄었지만 가능성 여전

감염 사실 알고도 출하하는 등 농가, 방역수칙 위반 ‘다반사’

정부 정책 ‘임시방편 불과’ 지적

역학관계 없는 농장도 고려해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국내 가금농장을 덮친 지 한달이 됐다. AI 항원이 나올 때마다 방역당국이 예방적 살처분 등 초동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AI 기세를 꺾기엔 역부족이다. 일부 농가의 도덕적 해이와 방역체계 허점도 드러났다. 지난 한달간 방역현장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확산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를 짚어본다.


◆이틀에 한번꼴 발생…절반이 오리농장=2년8개월 만에 전북 정읍 오리농장에서 발병한 AI는 약 한달 만에 모두 19건(체험농원 포함)으로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22일 기준 전남이 6건으로 가장 많고, 경기가 5건으로 뒤를 이었다. 전북은 4건, 경북 2건, 충북·충남이 각각 1건씩이었다. 축종별로는 육용오리 8건, 종오리 1건 등 오리농장에서 9건이 나왔다. 산란계 5건, 메추리 2건, 육용종계와 관상용 거위, 육계에서 각각 1건씩 발생했다. 이번 AI 발생에서 눈에 띄는 점은 발생양상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과거엔 한 농장에서 발생하면 인근 농장에 전파돼 줄줄이 확진 판정이 나왔지만, 올해는 철새도래지나 하천 등 야생조류 서식지 주변 농장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과거보다 방역 수준이 높아져 수평전파가 줄어든 대신, 철새도래지에 모인 야생조류를 매개로 AI 바이러스가 인근 방역 취약농가로 옮겨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방역당국은 발생농장 가운데 같은 계열화업체 소속농가가 있는 만큼 농가를 오간 차량으로 수평전파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다시 확인된 농가 방역 불감증=AI 발생 때마다 논란이 되는 농가의 도덕적 해이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북 구미 육계농가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닭 6000여마리가 집단폐사했는데도 방역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I 감염 사실은 도축장 검사에서 확인됐다. 구미시는 농가와 이를 알고도 닭을 반입한 계열화업체를 경찰에 신고했다.
농가의 방역수칙 위반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발생농가 대다수가 생석회를 제대로 도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축사별 장화 갈아신기, 방문차량 소독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따르지 않은 사례도 다반사였다. 가금류 방사사육 금지 명령을 위반한 채 가금류를 풀어놓고 키운 곳도 있었다. 방역당국은 이들 농장과 이동금지 명령을 위반한 차량에 대해 형사 처벌 16건, 과태료 처분 28건 등 조치를 내렸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야생철새가 계속 도래하고 있어 AI 바이러스가 언제든지 농장 안으로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히 처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방역정책 점검 필요=방역체계 허점도 AI 확산을 막지 못한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오리농장에서의 집중 발생은 오리사육 휴지기제 실효성 논란에 불을 붙였다. AI 발생 가능성이 큰 지역에서 오리사육을 4개월가량 제한하는 대신 보상금을 지급하는 이 제도에 올해 250여농가가 참여했다.
그런데도 AI가 오리농장에서 잇따라 발생하자 제도 효과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임시방편에 불과한 휴지기제 대신 보다 근본적인 방역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가 끊이질 않는 이유다. 철새도래지에서 실시하는 방역당국의 소독작업이 방역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는 주요 철새도래지에서 방역차량을 동원해 소독약을 뿌리고, 일각에선 레이저 총을 활용해 야생조류를 쫓아내고 있다.
하지만 방역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역은 오히려 야생조류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 바이러스를 널리 퍼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꼬집는다.
예방적 살처분 기준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발생농장 3㎞ 이내 가금류를 예방적 살처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준은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정해진 것이 아니고 오히려 피해 농가만 양산하는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일례로 충남도는 거위 체험농원 발생과 관련해 예방적 살처분을 유예해줄 것을 방역당국에 건의했다. 거위 체험농원은 다른 가금농가와 역학관계가 없어 3㎞ 이내에 있는 가금류 62만1000마리를 모두 살처분하면 농가 피해가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방역당국과 지자체 사이에서도 예방적 살처분 기준을 놓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윤종웅 한국가금수의사회장은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예방적 살처분이 이뤄져야 한다”며 “전시행정 대신 방역 효과를 극대화할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농민신문 최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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