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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10-07 00:00
신pd의 양계산책(2)왜 닭고기 값이 이렇게 올랐지요?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4,866  

선택은 자유다. 하지만 편견과 정보부족으로 우리는 늘 왜곡된 선택속에 산다.

7월 어느 휴일 날 동창회를 했다. 남한산성 계곡이 어우러지는 곳, 이런 곳에 어울리는 메뉴는 뭘까? 오랜 친구들은 대부분 '개'를 선택했다. 개 한 마리 잡아먹어야 푸짐하게 잘 먹었다고 생각들 하는 친구들... 그런 선택된 메뉴일정으로 갔다.

 아~ 그런데 이게 뭔가? 반가운 손님. 개같은(?) 게걸스런 친구들 모습만 잡힌게 아니다. 한쪽 켠에 특별히 마련된 특별석. 큰 접시위에서 닭백숙이 모락모락 핀다.

"신PD, 선택 해. 개가 좋으면 저리로 가고 아니면 닭백숙이 고소해." 결과지만 닭백숙을 선택함이 옳았다. 이날따라 유난히 닭백숙이 맛을 댕겼기 때문이다. 개고기도 왠만하면 맛있는 음식이지만, 표현을 굳이 하자면 닭백숙은 너무 야들야들 부드럽고 고소하고 감미로웠다. 그 맛 덕분에 닭백숙이 한 접시가 더 올라왔다.

7, 8월 여름은 누가 뭐라해도 닭고기의 계절이다. 농촌 도심 할것없이 어딜가나 삼계탕, 통닭집 등에 손님들로 넘쳐난다. 이럴 때 하루 100그릇(마리)이상 못 팔면 어딘가 잘못 된 집이다. 그러니 우리 양계농가들은 얼마나 바쁠까? 요즘은 정말 밥먹는 시간도 아깝다. 닭 출하 때문이다. 손에 돈도 좀 잡히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잠시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휴식을 취하다보면 늘 괴로운 상념에 빠진다. 출하하면 할수록 밑지는 생산구조 때문이다.

경기도 이천에 육계농사를 짓는 회원농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엊그제 2만6천마리를 출하했는데 "남는게 없다"는 것이다. 사실일까? 한 마리당 100원씩만 남아도 260만원이 남아야 하는데 말이다. "병아리 값올랐지요. 사료값도 근40%나 올랐는데 남을 턱이 있나요?" 그럴 듯한 이야기다.

요즘 복경기 닭고기 값은 최상이다. 7월 20일 초복날 산지가격은 1kg에 1,500원이었다. 1,5kg짜리 닭을 생산한 농가라면 2,250원이 농가수취가격이다. 하지만 농가의 생산원가를 따져보면 머리가 갸우뚱거린다.

양계협회에 따르면 1kg에 대한 생산원가는 1,466원이다. 그러니까 1.5kg 닭이면 2,199원의 비용이 먹히는데 농가수취가격이 2,250원이므로 겨우 51원의 수익구조다. 이정도만 되도 하늘에 박수를 친다. 닭농사로 내는 플러스 수익구조가 그리 흔치 않기 때문이다. 농민들의 하소연-"아무리 닭을 생산해도 수익이 나지 않는다." 그러니 닭가격이 요즘 제일 좋다지만 농민들의 휘바람소리 듣기는 어렵다. 지난 가금 인플루엔자 땐 400원 짜리 닭도 있었다. 그 이후 회복된 가격이 1천원정도다. 요즘 닭가격을 1,300원으로 후하게 잡아도 사육농가들은 1마리에서 300원씩의 손해를 본다. 5만마리를 기른 농가의 경우 앉은 자리에서 1,500만원 정도의 손해를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 어려운 틈에서도 제 실속 다 챙기는 부류도 있다. 유통업자나 외식프랜차이즈 업체들이다. 농가들이 마이너스 소득구조 일수밖에 없지만 이들은 스스로 플러스소득구조를 만들어 낸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싸다는 홈플러스에서 지난 7월 중순에 포장된 닭고기 가격은 4,800원이었다. 이것은 도계비용과 제반 물류운송비용, 마진등이 포함된 가격이다. 단순 변신으로 털 뽑고 정리되어 유통이 된 것인데 가격이 두배이상으로 튀어 팔린다. 더더욱 기가 찬 것-요즘 잘나가는 치킨집 통닭가격이다. 말도 안 나올 지경이다. 얼마전만해도 그랬다. 1만원으로 한 마리 시키면 1-2천원 거슬러 줬다. 그게 지금은 일제히 20-30% 씩 올랐다. 통닭 한 마리에 11,000-13,000원은 주어야 먹으니 말이다.

'배/은/망/덕' 이랄까? 생산자는 물론이고 소비자까지도 무시한 가격이다. 지난 초봄 가금인플루엔자 때 얼마나 많은 소비자국민이 양계산업을 도왔던가? 양계산업이 무너진다고 양계농민들을 도와주자고 일주일에도 몇 번씩이나 삼계탕을 소비해 주셨던 기억이 새롭다. 그게 3개월도 못 갔다. 농가출하가격 2,250원이 외식업체들 13,000원으로 둔갑되어 받는게 배가 아파서가 아니다.

이 소리-"왜 이렇게 닭고기 값이 올랐지요?" 소비자를 만날 때 마다 지겹도록 들었다. 소비자들은 닭값을 농민들이 올린줄 안다. 그러니 그 원성을 모두 농민이 먹는다. 분하고 억울한 농민이다. 복날에도 소비둔화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 타격은 또 농민이 받는 것 아닌가? 통닭가격등은 내려야 한다. 그래야 소비가 산다. 또 농민도 산다. 농민이 이해를 못하는 가격인데 소비자국민인들 이해 할수 있으랴?

 

신동헌/양계협회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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