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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04-11 00:00
토종 화이트데이의 발견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4,454  

<기고>

토종 화이트데이의 발견

[문화일보 2006-04-10 14:17]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1월14일 다이어리데 이를 시작으로 12월 허그데이까지 매월 14일이면 유래도 명확하 지 않은 각종 ○○데이 기념행사가 성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 2월 14일은 발렌타인데이로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렛을 선물하는 관행에서 시작되어 3월 14일은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주는 화이트데이로 젊은이들 사이에 크게 유행하고 있다. 이날은 정확하지 않으나 일본의 어느 제과업체가 마시맬로우 판매 촉진을 위해 만들었다고 하며 처음에는 마시맬로우데이로 불리다 마시맬로우의 흰색을 따라 화이트데이로 이름이 바뀌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축산업계에서는 1월1일부터 헤아려 99일째 되는 4월9일을 토종 화이트데이, 즉 백일(白日)로 정하고 -무병장수하면서 백수(白壽)를 누리기 위해 백색육(白色肉)인 닭고기를 먹자- 고 2003년부터 홍보하고 있다.

예로부터 장수를 축하하기 위해 88세를 미수(米壽), 99세를 백수(白壽)라고 하며 연회를 베풀었다 . 나이 100세에서 한 살을 뺀 99세를 백수(白壽)라고 하는 데서 착안, 99번째 날을 백일로 지정해 백색육인 닭고기를 먹으며 노인들의 장수를 기원하는 기념일로 정한 것이다.

올해도 지난 6일 토종 화이트데이 홍보와 닭고기의 우수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벌였으며, 서울 종묘공원에서는 공원을 찾은 노인들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며 양계농민들과 함께 999마리의 닭으로 만든 닭백숙 2000인분과 다양한 닭요리를 대접하고 백수를 기원하는 농악놀이와 각종 경로찬치 등 사랑나눔 행사를 치렀다. 이 행사는 닭고기 소비 촉진을 통해 축산농가를 돕고 젊은층 위주의 문화에서 소외된 노인들에게 짧은 시간이지만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마련됐으며, 우리 식의 토종 화이트데이를 기리자는 새로운 우리문화 정착의 의미도 담고 있다.

닭은 원래 들닭(野鷄)이었으나 약 4000년 전 인도에서 기르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된다. 처음에는 신성시되다가 점차 달걀과 더불어 식용하게 됐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닭을 식용한 역사는 매우 오랜 것으로 추정되지만 문헌에 의한 기록이 별로 없어 언제부터 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박혁거세의 탄생도 알과 관련돼 있고 신라 김씨왕의 시조인 김알지가 계림에서 태어났다는 기록으로 보아 삼국시대 이전부터 닭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다. 천마총에서 계란 껍데기가 출토된 점으로 미루어 오래 전부터 식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예로부터 집안에 귀한 손님이나 사위가 오면 애지중지 기르던 씨암탉을 푹 고아 대접하는 것을 최고로 꼽아 왔 고, 병을 앓고 난 뒤나 출산 후에 보양식으로 많이 애용됐으며, 삼복더위에 삼계탕을 즐겨 찾는 것도 오랜 전통이다.

붉은색을 띠는 쇠고기나 돼지고기와 달리 닭고기는 흰색을 띠고 있어 백색육(白色肉 white meat)이라 한다. 닭고기는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두뇌 성장을 돕는 역할은 물론 몸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뼈대의 역할과 세포조직의 생성을 도우며, 각종 질병을 예방해 주고, 뇌신경 전달 물질의 활동을 촉진시키며 스트레스를 이겨내도록 도와준다. 특히 닭고기 중 날개는 피부 미용과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날개에 콜라겐 성분이 들어 있어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고운 피부를 원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아주 좋은 음식이다. 또한 닭고기에는 불포화지방산과 리놀렌산이 함유돼 있어, 암 발생을 억제해주는 것은 물론 동맥경화, 심장병 등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암연구협회(AICR)와 세계암연구재단(WCRF)은 암 예방 식생활에서 닭고기를 비롯한 백색육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실제 미국의 닭고기 소비량은 쇠고기와 돼지고기보다 많다.

우리나라 닭고기 소비량은 1980년 1인당 연간 2.4㎏에서 2005년 에는 8㎏으로 국민 1인당 1년에 약 12마리 정도를 먹는 셈이다. 그러나 선진국의 경우와 비교하면 아직도 매우 적다. 외국의 1인 당 연간 소비량을 보면 미국 42㎏, 일본 13㎏ 정도로 우리보다 훨씬 많다. 사료 자원 활용 면에서 비교해 보면 육류 1㎏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배합사료의 양은 쇠고기 8㎏, 돼지고기 3.6㎏인데 비해 닭고기는 1.7㎏으로 적은 양의 사료로 많은 고기를 생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사료 원료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닭고기를 많이 소비하는 것은 외화 절감, 건강 증진 그리고 축산농가의 소득 향상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 에 잡는 길이다.

최근 모든 이들의 관심사인 '잘 먹고 잘 사는 비결'의 하나가 바로 백색육인 닭고기를 많이 먹고 건강하게 백수(白壽)를 누리 는 것이 아니겠는가.

 

[남성우 / 농협중앙회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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