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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8-30 14:32
당당치킨이 불 지핀 ‘저가치킨 경쟁’…농가·닭고기업계는 ‘냉가슴’
 글쓴이 : 대한양계협…
조회 : 2,011  

당당치킨이 불 지핀 ‘저가치킨 경쟁’…농가·닭고기업계는 ‘냉가슴’


20일 오후 3시, 홈플러스 세종점에선 긴 줄 속 27명의 소비자들이 저가의 당당치킨을 구매했다. 
‘치킨 한 마리에 3만원은 너무 비싸다’란 주장은 소비자 입에서만 나오지 않았다. 닭 사육농가와 닭고기생산업체(닭고기업계)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아니, 영업이익률이 프랜차이즈 업계의 10분의 1이 안 됨에도 가격 담합으로 몰렸던 닭고기업계는 더 강하게 ‘비싸다’를 외쳤지만 이들 목소리는 묻혔다. 홈플러스 ‘6990원 당당치킨’과 이마트 ‘5980원 치킨’이 불 지핀 최근의 치킨값 적정선 논란에서도 중심이 돼야 할 닭고기업계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있다. 물론 소비자와 유통·프랜차이즈 업체 모두가 고객인 닭고기업계엔 어쩌면 최대 갑인 소비자와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프랜차이즈업계의 높은 가격 문제와 달리 소비자와 다른 목소리를 내야 하는 저가 치킨 논란에 대해선 침묵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이면, 닭고기 생산업계의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은 취재 과정에서 자연스레 묻어 나왔다. 
당당치킨 긴 줄 옆에 서보니 시간별 한정 판매…주변엔 맥주·수입닭 즐비
당당치킨을 구매하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는 소비자들, 하지만 이 줄에선 27명의 한정된 소비자만이 당당치킨을 구매할 수 있다. 인구 40만명에 육박한 세종특별자치시에 있는 두 개의 대형마트 중 한 곳이자 홈플러스 유일한 세종시 관내 지점인 홈플러스 세종점. 주말인 20일 오후 2시 찾은 홈플러스 세종점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두 시간마다 진행되는 총 5회의 당당치킨 판매 시간 중 세 번째 판매 행사를 앞두고 있었다. 오후 3시 판매가 진행됨에도 오후 2시를 조금 넘기자 긴 줄이 형성됐고, 오후 2시 56분 시작된 27마리의 당당치킨이 다 팔리는 데에는 채 3분이 걸리지 않았다. “27마리 다 팔렸어요. 5시에 다시 오세요.” 마트 관계자의 멘트에 여기저기서 푸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렸다’, ‘아예 처음부터 이 줄까진 안 된다고 하지 그랬냐’는 등 불평불만이 쏟아졌다.  
몇몇 대기자는 “치킨이 식은 걸 보면 바로 익힌 것도 아니면서, 줄 세우기도 아니고 왜 두 시간마다 이렇게 행사하는지 모르겠다. (안에 치킨이) 더 있지 않느냐. 옆에서 새치기도 했다”는 등 항의했고, 몇몇 거센 항의가 이어져 시선이 집중되자 눈치를 보던 관계자가 치킨 몇 마리를 더 들고나와 이들에게 판매했다.
당당치킨 판매대 바로 앞이자 긴 줄 행렬 옆엔 다양한 맥주와 밀키트 상품이 즐비했고, 소스와 치킨 무 등의 상품도 따로 판매했다. 당당치킨을 사지 못한 구매자들은 바로 인근에 놓인 닭강정 등 비슷한 제품에 눈길을 돌렸다. 물론 뼈가 발라져 있는 닭고기 관련 상품들은 브라질산 등 수입산이 주를 이뤘다. 2시간이 지난 오후 5시에도 비슷한 풍경이 연출됐다. 
당당치킨을 어렵사리 구매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점심 한 끼 비용이 1만원대에 육박한 고물가 시대에 치킨 한 마리를 7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구매한 것에 대해 뿌듯해 하는 소비자가 있던 반면, 긴 시간을 투자할 만큼의 맛과 품질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오후 3시에 당당치킨을 사지 못한 한 소비자는 “하루에 135마리 한정 판매면 바로 튀겨진 다음에 한 번에 다 팔면 좋았을 텐데, 2시간마다 27마리씩 파는 건 미끼상품이란 느낌이 강했다”며 “그럼에도 이왕 온 김에 오후 3시 타임은 놓쳤지만 장을 보며 5시 타임을 노려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농가·닭고기생산업체 답답함 정작 소비는 안늘어…“적정가 공론화 필요”
당당치킨에 대한 언론과 소비자 등의 관심이 폭발적이며 이는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높다는 여론 형성까지 이어지고 있다. 닭고기산업의 주체인 생산농가와 닭고기 생산업체들은 높은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 못지 않게 저가의 치킨 가격 경쟁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솔직히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말밖에, 그 이상의 발언은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19일과 22일 ‘유통업체의 저가 치킨을 어떻게 보고 있냐’며 닭고기생산업체에 던진 질문에 업체 답변은 ‘대동소이’했다. 프랜차이즈와 유통업체 모두에 납품하는 구조에다, 다수 소비자까지 저가 치킨을 반기는 상황에서 생산업체들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게 이들 발언의 요지였다. 
그나마 철저한 업체명 비공개 약속과 더불어 개인적인 의견이라도 듣고 싶다는 간절함(?)에 일부 업체 관계자들은 담아뒀던 말을 꺼냈다. 
A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프랜차이즈업체의 높은 가격을 계속해서 비판해왔다. 우리의 영업이익률이 채 1%도 되지 않을 때 보통 10%, 많게는 30% 이상 영업이익률을 내는 프랜차이즈업체에 대해 치킨 가격을 내려달라는 요구까지 했다”며 “이렇듯 분명 프랜차이즈업계의 높은 가격도 문제가 있다고 인식한다. 하지만 거꾸로 치킨에 대한 유통업체의 저가 경쟁을 보는 시선도 불편하다”고 밝혔다. 
B업체 관계자는 “우리에겐 닭고기 소비가 늘어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렇지만 한정 판매로, 그것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시간에 언제나 판매되는 게 아닌 일부 정해진 시간에 일정한 공간에서 치킨을 파는 건 오히려 치킨 소비 확장을 막는 행위가 될 수 있다”며 “6990원이나 5980원으로 팔아도 유통업체가 이득이 된다면 더 많은 수량을 판매해 오히려 닭고기 소비를 늘리고 자신들의 수익도 증가시키면 되는데, 또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육계 농가들은 업체보단 좀 더 강한 목소리를 내며 적정한 치킨 가격에 대한 공론화를 얘기했다. 한 사육농가 대표는 “20년간 닭고기(생계) 가격은 거의 그대로였다. 공산품은 물론 다른 농축산물과 비교해 봐도 닭고기 가격이 얼마나 제자리걸음이었는지 알 수 있다”며 “프랜차이즈의 높은 치킨 가격도 문제지만, 결국 유통업체의 저가 치킨도 ‘닭고기 가격은 싸야 한다’는 인식만 더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농가 대표는 “이 기회에 치킨 가격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커피도 비싼 건 6000~7000원 하는데 치킨 한 마리에 그 정도 가격대밖에 안 되는 건 솔직히 이해되지 않고, 지금 생산비 상승으로 닭고기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맛은 배제한 유통업체 간 저가 경쟁은 이를 막는 역할만 할 것”이라며 “프랜차이즈 업체의 높은 치킨 가격도, 유통업체의 낮은 치킨 가격도 결국엔 닭고기 소비를 늘리는 데 방해만 되고, 결국 이는 국내산 닭고기산업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 같다. 장기적으론 국내산 닭고기 생산 시스템이 무너지면 소비자에게도 안 좋은 일이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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